[단독] 서울대 창업대학원 '윤곽'…진대제·서정진·변대규 자문 맡는다

입력 2021-04-18 14:46   수정 2021-04-19 14:15



전통을 강조하던 ‘상아탑’ 서울대가 창업대학원 설립을 구체화하며 혁신의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대학 창업은 이제 세계적인 추세이며 서울대도 뒤쳐질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서울대 창업대학원에는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대표,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변대규 휴맥스홀딩스 회장 등 국내 유수의 기업가들이 설립 자문을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IT·바이오 등 新산업 거두들이 자문맡아
18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창업대학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고의 전문가 집단들이 현장 노하우와 기업가정신을 전수할 설립자문단이 꾸려졌다. 이 전 장관(현 서울대총동창회장)을 단장으로 한 ‘서울대학교 창업대학원 설립자문단’에는 진 대표(전 정보통신부 장관)뿐만 아니라 서 명예회장, 변 회장 등 정보기술(IT)·바이오 업계의 거두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 함께하고 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등 벤처 업계인들도 참여했다. 이들은 이달 초 제2의 벤처붐을 서울대에서 일으킨다는 목표 아래 한 차례 모임을 가졌다.

설립자문단과 별개로 설립추진단도 구성됐다. 경영대, 공대, 자연대, 의대, 사회대 등 다양한 분야의 서울대 교수들이 모여 단대간 ‘사일로 현상(조직 내 부서들이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자기 부서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현상)’을 극복하고 통합적인 관점에서 창업대학원을 추진한다.

창업대학원은 2년제 석사과정이다. 졸업 이수 조건이 논문이 아니라 창업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커리큘럼에는 창업학뿐만 아니라 4차산업혁명에서 필수적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의 과목도 개설될 예정이다. 1년차에 창업 이론 등을 배운다면 2년차에는 본격적으로 학내외 전문가들이 학생의 창업을 돕는다. 창업한 학생이 투자자들에게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할 수 있는 ‘데모데이’도 열릴 계획이다.

창업대학원 설립추진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원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바이오 관련 창업을 하겠다고 나서면 교내의 약대, 자연대 교수와 교외의 벤처캐피탈리스트 등이 팀을 이뤄 멘토링을 해주는 식”이라며 “‘맨땅에 헤딩’이 아닌 체계적인 준비를 거친 창업은 실패 리스크를 대폭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존의 창업대학원들과 다르게 운영될 서울대 창업대학원에 글로벌 벤처투자사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업교육에 방점
창업대학원은 학내 주요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기구인 평의원회에서 지난해 나온 제안에서 비롯됐다. 당시 평의원회 정책과제 연구팀은 “대학사회에서 창업교육과 지원은 글로벌 트렌드가 됐고, 서울대 학생들과 교수들의 창업에 대한 열정도 무척 크다”며 “대학교 내의 창업교육과 지원은 학생과 교수의 발전, 대학의 발전, 나아가 사회의 발전에 필수적이다”고 지적했다.

서울대는 창업대학원에 있어서는 늦은 편이다. 성균관대 글로벌창업대학원, 중앙대 산업창업대학원, 국민대 글로벌 창업벤처대학원 등 이미 각 대학이 창업 관련 석·박사 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KAIST도 첨단 과학기술 기반의 창업가를 육성하기 위해 창업융합전문석사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창업대학원은 창업 교육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창업 보육과 지원은 얼추 갖춰졌지만, 교육이 부실하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서울대는 본부 산하 창업지원단, 산학협력단 산하에 지식재산전략본부 창업지원부. 기술지주회사 산하에 에스-이노베이션 센터 등의 창업지원조직이 있다. 그러나 창업 관련 교과목은 공대, 경영대 일부에만 각각 10여개 남짓의 강의만 열려있어 현저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서울대 본부 관계자는 “평의원회 차원에서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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